피로, 간 때문이라고?
피로, 간 때문이라고?
  • 이용민 기자
  • 승인 2011.10.3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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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김안나 교수.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라는 문구로 큰 유명세를 탔던 광고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표현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지상파 3사에 대한 권고조치를 받았다. 실제로 피로와 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

피로하면 간에 이상?

간은 체외에서 유입되거나 체내에서 생성된 각종 물질들을 가공 처리하고 중요한 물질들을 합성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혈액을 저장하는 역할, 면역 기관의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하고 중요한 기능들을 수행한다.

피로는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활동 이후의 비정상적인 탈진 상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기운이 없는 상태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 원인에 관계없이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서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지속성 피로,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에는 만성 피로라고 한다.

만성피로의 원인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가 가장 흔한 원인이며, 이와 함께 수면장애나 간 기능의 이상, 갑상선 기능저하증, 당뇨병, 부갑상선기능항진증, 만성 신부전 등과 같은 원인으로 인해서 생겨날 수 있다. 또 암, 심한 빈혈, 결핵, 간염, 위식도 역류, 비만 등에 의해서도 만성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즉, 간 기능 이상은 피로의 한 원인일 뿐이기 때문에 피로감이 지속되고 심하다면 반드시 원인질환에 대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침묵의 장기 간, 몸의 이상 느끼면 이미 심각한 질환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정도로 70∼80%가 파괴될 때까지 증상이 없다. 이로 인해 몸의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으면 이미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급성 간염의 경우에는 반대로 심한 피로감이 비교적 빨리 느껴진다.

만성 간질환의 주범은 간염 바이러스와 술이다. 특히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간암 발병 요인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B형 그리고 C형 간염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간경화와 간암은 60∼70 대에 많이 나타나게 된다.

건강한 간을 가지려면 일단 술을 멀리 하는 게 좋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과음이 이어져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고 나면 술을 끊어도 병의 진행을 막기 어렵다. 특히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 급격한 간 기능 악화를 동반하여 치명적인 경우도 있다. 또한 피로가 느껴지면 간에 부담이 간다는 뜻이기 때문에 피로가 오면 쉬어주는 것이 최상이다.

담즙산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흔히, 간 보호를 위한 특효약으로 곰의 웅담을 최고로 손꼽는다. 실제로 곰의 웅담 속에 들어 있다는 약효 주성분인 UDCA(Ursodeoxycholic acid) 라는 담즙산이 약제로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피로할 때 습관적으로 찾는 피로회복제로 널리 복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담즙산 제제가 피로 회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피로는 각종 급성 및 만성 신체질환과 우울, 불안 등 정신사회적 요인 그리고 다양한 약물 부작용 이외에도 지나친 흡연 및 음주, 운동 부족, 수면 부족, 중증의 비만 등 수없이 많은 원인으로 유발된다. 물론, 간에서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을 제대로 분해, 해독시키지 못하면 쉽게 피로함을 느끼게 되는 건 사실이지만, UDCA 성분이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모든 피로를 근본적으로 풀어 주는 것은 아니다.

담즙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담즙산이란 간이 매일 만들어 내는 물질로 일상 식사로 섭취되는 것이 아니며 체내 콜레스테롤을 재료로 산화과정을 거쳐 생산되어 담낭에 저장된다.

담즙산은 간 내 노폐물을 제거, 체내의 콜레스테롤을 제거,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을 유화시켜 체내 흡수에 도움을 주며, 장과 담도 내의 세균번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인체에서는 하루 800mg정도의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데, 이중 반 이상이 담즙산 생산에 쓰인다. 담즙산은 하루 약 20∼30g이 장내로 배출되며 이중 약 90%가 회장(ileum)에서 재흡수 된다. 이것을 장-간 순환이라 부른다.

이러한 담즙산의 장-간 순환의 어떤 경로든 문제가 생기거나 만성 간 질환으로 생산에 문제가 된다면 십이지장 내의 담즙산의 농도에 감소가 오게 되어 지용성 비타민, 지방의 흡수 장애와 지방변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담즙산이 부족하면 간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간의 활동이 둔해지게 돼 전반적인 대사율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면서 각종 이상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담즙산을 보충해 주면 간 내 미세 담도를 깨끗이 청소해 간에 축적된 노폐물을 신속하게 제거하고 간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함에 따라 간 기능 개선, 육체피로, 권태, 소화불량, 식욕부진 개선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건강한 간 지켜내는 방법

간을 보호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술을 끊거나 절제하고,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간 질환자가 술을 끊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간경변증의 발생이 적어지며, 간경변증에 의한 합병증도 줄어든다. 또한 간암 발생도 줄어들게 된다.

약물복용을 함부로 하지 않아야 한다. 별 생각 없이 복용하는 간단한 진통제도 장기 복용을 하거나 양이 지나치면 해독을 책임지고 있는 간이 견뎌내지 못하고 독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과식은 지방간을 초해할 수 있어 야채나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과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김안나 교수는 “간은 침묵의 장기로 증상이 늦게 나타나 정기적으로 간기능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하며 “특히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는 정기적 간암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밖에도 간은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므로 과로를 하는 것은 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과 운동은 간을 건강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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