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82학번 이대생의 첫사랑 이야기.. 그리고 부탁받은 ‘KTX세종역’
[기자수첩] 82학번 이대생의 첫사랑 이야기.. 그리고 부탁받은 ‘KTX세종역’
  • 이병기
  • 승인 2024.01.2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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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82학번 이대생의 첫사랑 이야기.. 그리고 부탁받은 ‘KTX세종역’ 

82년 2월, 이화여대에 합격해 OT를 가던 날이었습니다.

조치원역에서 서울 가는 기차를 놓치고 청주 터미널로 향했던 그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버스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은 서울대를 다니고 있다며, OT가 끝나면 이대 정문 앞에서 만나자고 말했습니다.

1963년 조치원의 딸로 태어나 세종사람으로 60평생을 그곳에서 살아 온 한 여성이 3일전 SNS(페이브북)에 올린 ‘첫 사랑 이야기’가 지역에서 화제가 되고있다.

대학 입학 전 설레는 마음으로 오리엔테이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집에서 조치원역으로 향했지만 그만 열차를 놓치게 됐고, 차선책으로 고른 교통편은 청주고속버스터미널. 강남종합터미널 반포행 고속버스안에서 만난 첫 사랑과의 인연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화면 출처 : 2024년 1월 17일 송아영 국민의힘 세종시당 위원장의 페이스북 전문

당시 교통여건을 반영하면 조치원역에서 청주 고속버스 터미널까지는 빨리가도 최소 한 시간 정도는 소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사정이나 버스 노선등을 고려했을때 아마도 이화여대 OT에 늦지 않을까하는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청주가는 시내버스에 몸을 실은 스무살 대학 새내기의 풋풋한 모습이 마치 드라마의 한장면 처럼 떠오르게 한다.

이로부터 40년이 지난 2024년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서울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교통편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있는 KTX오송역을 이용하는 것. 물론 오송역은 조치원역에서 시도경계인 조천교를 지나면 불과 직선거리 5㎞내외에 있다.

하지만 39만 세종시민중 31만에 달하는 동 지역 거주민들과 정부세종청사와 4생활권 국책연구기관을 오가는 방문객들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BRT버스를 이용해도 25~30분 내외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세종시 남부권에 KTX세종역을 신설해야한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오래전 이해찬 국회의원에 이어 이춘희 제2,3대 세종시장에 이르기까지 줄기차게 역 신설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줄곧 시민들의 염원인 역 신설을 가로막은 것은 인근 시도의 반대와 또한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 다는 점과 교량위에 세워진다는 기술적인 면의 우려때문이었다.      

이런가운데 지난해 연말을 전후해 반가운 소식이 세종시 연이어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14일 고성진 세종시 미래전략본부장의 KTX세종역 신설관련 언론 브리핑 모습 / 사진 : 이병기 기자

세종시는 12월. KTX세종역과 관련한 경제성 분석결과 B/C는 1.06으로 나왔으며 총사업비는 1425억으로 이는 지난번 2020년 용역결과인 0.86보다 0.2가 증가된 수치라고 발표했다.

이처럼 B/C가 높아진 것은 첫 조사때 보다 4,6생활권 거주인구 증가와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여건 변화로 인해 미래의 통행량이 증가하여 국가교통DB(국가교통수요예측)가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회 세종의사당 및 대통령 제2집무실은 아직 실시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이번 교통수요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추후, 계획이 구체화 되는 경우 국책사업에 따른 교통수요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와함께 조사된 조치원역 KTX 정차의 경우는 경제성을 검토한 결과 B/C가 0.5 미만으로 분석되었다.

여기에 경부선으로 운행중인 KTX를 경부고속선으로 변경 운행하기 위한 ‘평택고속연결선 사업’이 완료되는 2025년부터 KTX가 조치원역을 통과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에 세종시는 부족한 경제성과 향후 열차 미통과 상황을 고려할 때 조치원역 정차보다는 KTX세종역 설치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를 둘러싼 인접 지역에서도 KTX세종역 신설에 대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역 신설에 대한 커다란 환경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4월 27일 공주시를 방문한 김태흠 충남지사는 세종시가 KTX세종역 신설을 추진하면 기존 공주역에 악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오히려 세종시와 공주시를 포함한 충청남도와의 상생·동반성장을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27일 공주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접한 세종시와의 상생과 공동발전을 당부했다. / 사진 : 이병기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해 4월 27일 공주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접한 세종시와의 상생과 공동발전을 당부했다. / 사진 : 이병기 기자

김 지사는 “(세종역이 공주역에 손해를 끼친다는 생각보다)다시 뒤집어서 우리가 생각을 하면 세종이 앞으로 행정수도로 대통령실도 오게 되고 국회의사당도 내려오는 상황”이라며 ”세종의 미래를 봤을 때 이걸 오히려 이용해 공주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 수도 있으며 이런 부분도 함께 고민 하면서 세종시와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원철 공주 시장은 지난 해 12월 19일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국토교통부와 중앙부처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어떤 대안을 갖고 접근을 할 것인지 따져 보겠다"며 “세종에 국회분원·대통령집무실 등이 설치되고(세종역이 생길 경우) 함께 내려올 유관부처를 공주에 유치하는 게 나을 수 도 있다”며 실익 차원의 접근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다만 공주시의회 현직 의장인 윤구병 의장은 KTX세종역 신설이 기존 공주역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여전히 우려를 표하면서 ‘충청권 대통합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X세종역 신설 필요성과 당위성은 대다수가 공감하는 분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다만 인접 지역의 발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여전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선 82학번 여대생의 첫 사랑 이야기와 약속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 옆자리 남학생은 바로 지금의 제 남편, 김용균 교수입니다. 

물리학을 전공한 저희 남편은 대전으로 원자력연구원을 다니고, 서울로 이직해 교수를 하는 평생동안 조치원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굽이굽이 돌 밭이던 1번국도를 타고 대전을 수도 없이 오갔고, 오송역이 처음 개통된 날 부터 매일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부인의 고향인 조치원서 함께 아이들을 키우고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게 힘들법도 하지만, 싫은 내색 하나 않는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런 저희 남편이 저에게 꼭 부탁한 공약이 있습니다.

이제는 제2의 고향이 된 세종에 KTX역을 꼭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세종의 교통을 평생 경험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세종시 이름이 쓰인 KTX역에서 당당하게 출퇴근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입니다.

항상 시민들을 위한 정책을 함께 고민해주는 고마운 남편, 김용균 교수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화면 출처 : 2024년 1월 17일 송아영 국민의힘 세종시당 위원장의 페이스북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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