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9만 세종시민에게서 '세종의 노래'가 사라졌다
 [기자수첩] 39만 세종시민에게서 '세종의 노래'가 사라졌다
  • 이병기
  • 승인 2023.02.23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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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출범 전 탄생한 '꿈의 도시 세종' 비롯 '조치원엘레지', '푸른세종', '이응다리' 제작 불구 자취 사라져
- 충남, 5600만원 들여 전국 공모전 통해 '충남의 노래' 제정.. 대전, 명곡 '대전블루스'연계 올 8월 ‘대전 0시 축제’ 예정
- 민선 4기 최민호 시장의 '비단강(금강)금빛 프로젝트'와 연계 절실.. '풍요와 품격의 문화예술도시 조성' 희망

♬우리가 사는 곳이 제일 멋진 곳 그 꿈을 위해 푸른 나무를 심는 곳. 랄랄랄랄라. 살수록 희망의 내일이 열리는 이 곳. 라라랄라라. 꿈결 같은 나의 도시 우리의 세종♬ - 꿈의 도시 세종

♬기차가 떠나가네. 어둠속으로 빠르게. 꼬리를 거두어 가네. 밤 11시 3분. 시계는 멈추고, 도화 꽃 만발한 조치원을 뒤로 그대는 깜깜한 세상 속으로 사라지네♬ - 조치원 엘레지

♬아~ 푸른세종 아~ 행복세종 푸른하늘 푸른세종 푸른열정 푸른희망 모두가 꿈을 꾸는 세종 젊음의 도시♬ - 푸른 세종

♬동그란 길을 따라 걸어봐요. 푸른 하늘 푸른 강물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네요. 이응다리위에서 함께 걸어 보아요♬ - 이응다리 

‘꿈의 도시 세종’을 비롯한 세종시를 상징하는 세종의 노래가 사라졌다. 시 공식행사에서 조차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세종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탄생한 금강보행교 야경 모습 / 사진 : 세종시

출범 10년만에 인구 40만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행정수도에 이은 미래전략 수도로 빠른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는 도시. 

지역균형 발전과 지방분권의 상징이며 오는 2027년을 목표로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이 들어서고,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를 확정한 미래 전략수도를 향하는 도시 세종.

그러나 10년 전 전국 17번 째 광역자치단체로 탄생한 세종특별자치시를 소재로 한 '세종의 노래'가 사라졌다.

시민의 노래로 명명한 '꿈의 도시 세종'이 세종시청 홈페이지에 댄스버전과 오케스트라버전 그리고 재즈버전으로 버젓이 탑재되어 있으나 그 공간에만 있을 뿐, 세종 어느 곳을 뒤져봐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이처럼 세종시를 소재로 한 노래들이 시민의 품에서 사라진 이유는 어느 곳에서도 그 노래가 불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시 공식행사인 7월 시 출범 기념행사는 물론이고 각종 시 주관 행사와 역시 수 많은 축제행사에서 조차 찾지 않는 ‘잊혀진 세종의 노래’가 되었기 때문이다.  

▣ 시민의 노래 - '꿈의 도시 세종' 세종시 작사 강인봉 작곡

1절 - 정을 나눌수록 호수는 더 푸르고 사랑이 깊을수록 금강은 더 빛나 이슬 머금은 초롱한 새벽 소나무처럼 푸른 행복의 도시

2절 - 함께 가꿀수록 웃음이 피어나고 손 잡고 나아가면 더 밝은 내일이 활짝 핀 복사 꽃은 우리들의 꿈 파랑새처럼 희망찬 행복의 도시

후렴 - 우리가 사는 곳이 제일 멋진 곳 그 꿈을 위해 푸른 나무를 심는 곳
랄랄랄랄라
살수록 희망의 내일이 열리는 이 곳
라라랄라라
꿈결 같은 나의 도시 우리의 세종

먼저 '꿈의 도시 세종'은 지난 2012년 7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을 앞두고 연기군 내 출범 준비단에서 '세종시 상징물 제정을 위한 세종시 CI개발 기본계획(2011.7)'에 따라 CI포함 총 예산 9700만원을 들여 시민대상 가사 공모 후 유명 작곡가(강인봉)에 작곡을 의뢰해 탄생했다.

시 출범 당시를 기억하는 공직자 일부는 한 두해 정도 공식 기념행사에서 불려지곤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 출범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 시민의 노래가 불려진 기록은 찾아 볼 수 없다.   

▣ <조치원 엘레지> - 조치원 출신 성배순 시인의 노랫말

기차가 떠나가네. 어둠속으로 빠르게 꼬리를 거두어 가네. 밤 11시 3분

시계는 멈추고, 도화 꽃 만발한 조치원을 뒤로 그대는 깜깜한 세상 속으로 사라지네.

고복저수지 한가운데에 추억이 잠겨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라며 그대는 내게 입을 맞추었지.

철길 옆 연탄 공장을 지나며 그대가 언뜻 보인 눈물은 내 가슴속 깊은 우물이 되어 작은 빗방울에도 넘쳐흐르네

빗물이 흐르는 동시 상영 왕성극장을 나와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며 오르내리던 역전 육교 오늘은 혼자서 오르내리네.

포르르 역 주변을 날던 한 무리의 새들도 날갯짓을 멈춘 지금 기차는 다시 또 떠나가고 네온사인 번쩍이는 조치원역 광장에서 
나는 빙빙 돌며 북극성을 찾아보네.

2022년 10월 세종축제 기간중 '누리락 콘서트'에서 '조치원 엘레지'를 열창하고 있는 샤론카페 모습 / 사진 : 이병기 기자 

이곡은 조치원 출신 성배순 시인의 시에 곡을 더해 알음알음 불리워 지다 지난해 10월 9일 한글날 세종축제 기간중 ‘누리락 콘서트’ 중 '샤론 카페’란 보컬팀의 편곡을 거쳐 락 버전으로 공연됐다.

샤론카페는 보컬 권미애를 중심으로 10년 이상 꾸준히 밴드·공연 및 음반, 녹음활동을 펼쳐왔으며 1인 뮤직크리에이터로 KPOP, 재즈, 팝, 민요, 월드뮤직 등의 다양한 장르를 노래하는 재줏꾼들이다.

이들이 펼친 20여 분동안의 열광의 무대 속에는 이 '조치원엘레지'란 곡도 소개되며 관람객들의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   

▣ <푸른세종> - 작사·작곡 김종률 

이 곡은 유명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이며 1979년 MBC대학가요제 은상 수상곡 '영랑과 강진'의 주인공인 김종률 세종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지난 2020년 2월 20일 취임이후 시내 곳곳을 다니며 '세종의 희망'을 노래에 담아 만든 세종찬가이다.

제3대 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취임이후 세종시 곳곳을 다니며 시민들을 만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지금은 다들 위축된 모습으로 지내고 있지만 조만간 세종의 희망을 함께 노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푸른 세종> 노래에 담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종률 대표는 전남 강진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전남대학교 경영학과, 광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음악학을 전공했으며, 광주광역시 문화재단 사무처장과 제이알 미디어,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를 역임한 문화예술 전문인이기도 하다.

그는 "노래 속에 문화도시 세종시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 문화·예술로 행복한 세종시민을 그리려 노력했다"고 제작 동기를 말했다.

이 곡은 세종을 중심으로 대전 반석역과 충북 오송역을 오가는 BRT버스의 종점을 알리는 차내 안내방송용으로 그나마 유일하게 시민들 귀에 들려지고 있다. 

▣ 금강보행교 활성화를 위한 <이응다리> - 김종률 작사·작곡

김종률 세종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직원들과 함께 금강보행교를 배경으로 <이응다리>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 / 사진 : 세종시문화재단

지난 2022년 7월 세종시문화재단 김종률 대표이사와 직원들이 함께 금강보행교를 배경으로 한 노래 <이응다리>를 만들었다.

김종률 대표이사와 직원들은 금강보행교가 시민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재능기부를 통해 음원을 녹음했다.

<이응다리> 노래는 “동그란 길을 따라 걸어봐요, 푸른 하늘 푸른 강물 바라보며”처럼 금강의 아름다운 풍경 위에 놓인 원형의 다리를 연상시키는 노랫말과 반복적이며 밝고 경쾌한 리듬으로 작곡되어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특히, <이응다리>는 세종시를 흐르는 금강의 관광콘텐츠화를 위해 세종시가 구상 중인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와도 연계해 문화예술을 통해 금강보행교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곡의 음원과 악보는 세종시문화재단 누리집(www.sjcf.or.kr)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댄스버전를 비롯해 오케스트라버전과 재즈버전등 다양한 시민층들의 입맛을 고려해 다양한 쟝르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런 창작 의미와 제작과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역시 39만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낮선 곡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 전국 공모전에서 거꾸로프로젝트의 ‘충남의 노래’ 최종 선정

전국 공모로 진행된 충남의 노래 공모전에서 거꾸로프로젝트의 ‘충남의 노래’가 대상에 선정됐다. / 사진 : 충청남도

이런 가운데 인근 충남도가 시도한 ‘충남의 노래’가 세종과 비교되고 있다. 

총 상금 5600만원이 투입되어 전국 공모로 진행된 충남의 노래 공모전에는 전국 254팀이 참가해 본선 진출 10팀 가운데 거꾸로프로젝트의 ‘충남의 노래’를 대상으로 선정됐다.

충남의 노래 공모전은 도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220만 도민을 대표하는 충남의 노래를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롭게 만들기 위해 양승조 지사 시절 진행됐다.

당시 도는 대학교수, 가수·프로듀서, 도의원 등 7명으로 구성한 심사위원단을 통해 예술성, 창의성, 적절성, 대중성, 완성도 등을 종합 평가했다.

거꾸로프로젝트의 ‘충남의 노래’는 충남의 역사와 상징, 미래를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작곡한 노래다.

기존의 '충남찬가'는 가사등이 현재와 부적절해 전국 공모로 ‘충남의 노래’가 탄생한 것이다. 이후 2021년에는 락버전과 성악버전으로 재탄생했으며 이 곡은 충남도청은 물론 15개 시군 행사에 활용토록 배포됐다.

또한 지난 해 민선 8기 김태흠 지사의 취임식때 대상팀인 거꾸로프로젝트가 도청을 방문해 이 곡을 열창했으며 공식 행사에서 주로 연주되며 평상시에는 청내 휴게공간과 사내 방송 그리고 화장실에서도 다른 음악과 함께 울려퍼지고 있다. 

대전시가 지난해 10월 개최한  ‘대전 0시 뮤직페스티벌’ 모습 / 사진 : 대전시

▣ 대전발 영시 오십분~ ‘대전 0시 축제’로 부활

또한 대전시 역시 유명 트롯가요 ‘대전블루스’를 연상케하는 ‘대전 0시 축제’를 올해 8월 개최한다.

이를 위해 지난 해 10월에는 대전역 인근 은행동·대흥동·중앙시장 일원에서 ‘대전 0시 뮤직페스티벌’을 개최해 나흘 간 50만 명이 찾은 것으로 대전시는 추산했다. 특히, 대전시는 음악 공연이 진행된 대흥동 우리들공원은 지난 2008년 개장 이래 최대 인파가 몰렸고, 원도심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022 대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참석자들도 행사장을 찾아 공연을 즐겼다.

대전시는 내년 8월 11일부터 17일까지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 구간 중앙로 일원에서 ‘대전 0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처럼 세종시를 전국에 알리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탄생한 여러 곡의 세종의 노래가 오래 전 자취를 감춰 버려 과연 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최소한 각종 기념행사는 물론 공공 장소에서 이 세종의 노래가 불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이유이다.    

▣ '문화예술도시 세종'에 앞서 '세종의 노래' 부활 해야 

살펴 본 바와 같이 각 시도에서는 그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시민의 노래가 각종 행사와 근무 현장에서 불려지고 있다. 그러나 세종시는 매년 3.1절과 광복절등 공식 국가 행사는 고사하고 7월 1일 시 출범 기념행사는 물론 매월 첫 주에 열리는 직원 소통의날 행사에서 조차 어느 곡 하나도 들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미래전략수도 세종’을 기치로 민선 4기 세종시정을 이끌고 있는 최민호 시장은, 풍요와 품격의 문화예술도시를 조성한다는 목표아래 문화향유 확대와 문화예술 활성화 환경을 조성하고 품격있는 도시 문화예술 명소 확충 등을 약속했다. 또한 '비단강(금강)금빛 프로젝트'와 '2025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는 등 도시의 문화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2023년 봄을 맞아 금강보행교 이응다리를 바라보며 어느 도시에나 있는 또 그 도시를 상징하는 ‘시민의 노래’가 다시 우리 세종시민들에게서도 들려지고 또 불려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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