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상병헌 의장,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우선돼야'
[칼럼] '상병헌 의장,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우선돼야'
  • 이병기
  • 승인 2022.10.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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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의회, 지난 8월 연수 격려차 의원 만찬 후 동료의원 성추행 논란과 관련 혼란 지속
- 상 의장 7일 입장문 통해 '사과와 당당한 대응, 정략적인 목적'언급해 파장 키워
- 국민의힘 의원 7명 "명예훼손과 방역법 위반으로 상 의장 고소·고발 검토할 것"
세종시의회 상병헌 의장과 관련한 이른바 '동료의원 성추행 의혹'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11일 출근 시간에 의회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 시민 모습 / 사진 : 이병기 기자 

최근 세종시의회내 의장과 동료 의원간 '성추행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상병헌 의장의 진솔한 '선 사과 후 화합'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세종시의회 의원간 '성추행 논란'의 시작점은 지난 8월 2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원 20명중 17명이 초선인 세종시의회는 의원역량 강화를 위해 국회에서 연수를 받던중 이를 격려하기 위해 상경한 상 의장이 저녁 만찬을 베풀었고 식당 밖에서 배웅하는 과정에서 상 의장이 동료 남성의원을 껴안으며 중요 신체 부위를 움켜쥐었다는 것.

이후 세종으로 복귀한 해당 의원은 2주가 넘게 이 상황에 대한 상 의장의 사과를 기다렸으나 결국 해당의원이 의장실을 찾아 사과를 요구했으며 상 의장은 당시 상황을 기억한다며 사과를 건넸다. 하지만 당사자인 모 의원은 결코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상 의장이 '쌍방과실'를 주장했으며 이어 SNS를 통해 '여러 사람이 노리는 의장을 하는 댓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며 '사과'는 실종되고 논란이 번저나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7명에 달하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류제화 시당위원장이 제기한 해명과 사과 그리고 의장직 사퇴 요구에 이어 곧바로 '민주당 상병헌 시의장 성추행 관련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상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와함께 13명의 민주당 소속의원들을 향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것도 촉구하고 있다.

상 의장은 오랜 침묵을 깨고 지난 7일 오후 언론 입장문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상 의장은 "사실 여부를 떠나, 저에 대한 불미스러운 내용이 보도되고 이를 통해 논란이 확산되게 된 점에 대해서, 세종시민 여러분과 아름동 주민 및 더불어민주당 당원 여러분께 그리고 시의회 의원님을 비롯한 구성원 모두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입장을 밝혔다.

상 의장은 "해프닝으로 자연히 밝혀지고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다'며 "저는 해당 논란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고 그동안의 침묵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 의장은 "(당시 상황은) 서로 헤어지면서 남성 의원들끼리 인사치례로 서로서로 돌아가며 얼싸안고 포옹하는 과정이었다"며 "이런 모습들을, 성추행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프레임으로 매도하는 상황에 깊은 유감과 비통함을 느낀다. 의도적이고 정략적인 목적 이외에는 어떠한 설명으로도 이해하기가 힘든 상황이며 향후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대응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입은 피해 역시 있다며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서는 정치공세의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 의장의 입장문은 비록 '사과'로 시작했으나 '깊은 유감과 대응'이라는 단어만 기억남게하며 사건을 더욱 증폭시키면서 시민사회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종지역 시민단체가 이번 세종시의회 의장 상황과 관련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사진은 11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세종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 결과 발표' 기자회견 모습 / 사진 : 이병기 기자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성은정 사무처장은 11일 오전 시청에서 개최한 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시의회 의장이 이런 물의를 일으키고 불미스러운 사건을 만들어낸 대해서는 사과등을 요청 할 예정"이라며 "윤리심판원이나 의회 윤리위의 징계 수준 등을 보고 또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시민단체로서 상응하는 그런 대응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환경운동연합 박창재 사무처장은 "앞으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응이) 늦어진 것은 서로의 주장에 대해서 저희가 조사권이나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다 보니까 한계가 있었으며  진위 파악을 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하며 추후 명확한 시민단체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세종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후 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사진 : 이병기 기자

이와관련 김광운 의원(원내대표)등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7명은 지난 6일 윤리특별위원회 회부를 요구한 상태이며 여기에 더해 상 의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까지 발의함으로써 동료 의원 성추행 의혹에 휘말린 상 의장에 대한 사퇴 압박 강도를 더 높이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11일 오후 의회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상 의장이 동료 의원 성추행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자당의원들의 1인 시위를 '정치적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며 이를 명예훼손이라고 규정하며 의장직 사임은 물론 의원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들 의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1인 시위를 )마치 허위 과장 광고를 하는 것처럼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으로 생각하여 강력히 대처 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상병헌의장 본인 개인의 성추행에 사건이며, 이것을 당리당략으로 삼아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정쟁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함께 상 의장가 방역법 위반 행위를 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세종시의회 국민의힘 김광운 원내대표가 상 의장 관련 기자회견을 주재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이병기 기자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광운 의원은 "그날 모 의원 성추행을 하고, 차에 오르기 직전 악수를 청하는 저한테도 포웅을 하며 입에다 입맞춤을 했다"며 "입맞춤을 하지 안으려고 밀어냈으나 일은 벌써 벌어지고 말았고, 저는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음주가 과해 애정 표현이 심하다고 생각했으나 뒤에 있던 동료의원들의 말소리에 수치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고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지만 그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며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리며 또 더 큰 문제는, 코로나로 엄중한 시국에 기저질환자인 저한테 마스크도 쓰지 않고 입맞춤을 한 것은, 저에게는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로 이것은 어떻게 설명하실 것인지 대답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당시 상황을 목격한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면서도 세종시의회의 명예를 실추한 행위에 책임을 물을 것이며 상 의장의 의장직 사임과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앞서 지적한 방역법 위반등에 대해서도 고소·고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그 시기는 오는 19일 임시회 본회의가 끝난 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이 수치감을 느끼거나 나쁜 기분을 갖게 됐다면 당연히 진정한 사과가 최우선되야한다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중론이다. 

여기에 의회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대다수의 세종시민들은, 이같은 상황들이 단순 해프닝으로 웃어넘길 시기는 이미 지났다는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성있는 사과'가 보이지 않는 상 의장의 입장문발표 자체가, 부끄럽고 불쾌한 현 상황에 더욱 더 기름을 부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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