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름나기, 장마철에 달렸다.
건강한 여름나기, 장마철에 달렸다.
  • 이용민 기자
  • 승인 2013.06.21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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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 주의해야…

때 이른 더위에 전국이 찜통이라는 기사가 언론에 연신 보도가 되더니 벌써 장마다.

더위처럼 장마 역시 예년보다 빨리 찾아왔다. 연간 강수량의 30%가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장마철엔 수해가 가장 큰 걱정거리지만 높은 습도와 심한 일교차로 발생하는 질병도 그에 못지않다. 을지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윤희정(사진) 교수의 도움말로 장마철에 많이 발생되는 질병과 예방법을 알아보고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도록 하자.

눅눅한 장마철, 수인성 전염병 주의해야

주위가 온통 눅눅해지는 장마철에는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콜레라 같은 수인성 전염병과 식중독이 기승을 부린다. 자칫 방심하면 치명적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세균성 이질은 오염된 물과 음식물에 의해서 주로 전파되며, 매우 적은 양의 세균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12시간∼7일(평균 1∼3일)의 잠복기를 거쳐서 갑자기 심한 복통과 오한, 열이 나며 설사가 시작된다. 대변에는 피나 고름, 점액이 섞여 나올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물과 음식물 끓여먹기, 조리기구 소독 등과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이 중요하다.

콜레라는 급성 설사질환으로 수시간 내에 급속하게 진행되는 탈수 때문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쇼크가 생겨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인간 배설물에 의해 오염된 물을 먹는 것이 가장 흔한 전파경로이며, 증세는 3∼5일간의 잠복기가 지난 후 통증 없는 과다한 물 설사로 시작되며, 종종 구토가 있을 수 있다. 설사는 특징적으로 쌀뜬물 같고 열은 보통 없다.

장티푸스는 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한 감염이 주요인이며, 오염된 어패류, 과일, 채소, 우유와 유제품도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잠복기는 보통 1∼3주이고, 주된 증상은 고열과 오한 식욕부진 두통이 나타난다. 또한 5∼6일이 지나면 장티푸스 특유의 홍반이 복부와 가슴 등에서 관찰될 수 있다. 특히, 괴사성 담낭염과 장출혈, 장천공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중추신경계 감염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예방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가 원인균인 급성 전염병으로 모기에 물린 후 7∼20일의 잠복기를 거쳐서 발병하며, 5∼30%의 높은 치사율과 완치 후에도 20∼30%의 기억상실, 판단능력 저하, 사지운동장애 등 후유증이 남는 무서운 질병이다. 모기가 뇌염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돼지, 소, 말 등과 같은 동물의 피를 빨고 난 후 일정기간이 지난 다음에 사람의 피를 빨 때 바이러스균이 옮겨져 전염된다.

어린이(3∼15세)에게 많이 발생하고 청·장년층도 발병할 수 있으며, 두통, 고열, 헛소리, 입이나 턱이 굳어지고, 목이 뻣뻣해지며 심하면 팔다리가 마비되고 의식을 잃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받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위하며, 집 주변과 웅덩이 등 불결지역에 살충소독을 하여 모기서식을 없애야 한다.

먹거리 조심

장마철은 고온다습하기 때문에 식품이 쉽게 변질되고 각종 세균 등이 급격하게 증식함으로써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주된 원인균으로는 포도상구균, 비브리오균,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이 있으며, 이들 중 일부 세균에서 분비되는 독소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 관리나 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익히지 않은 음식을 피하고, 남은 음식물은 실온에 방치하지 않도록 한다. 냉장고에 보관했던 음식이라 하더라도 시일이 경과하게 되면 역시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한 번에 먹을 만큼씩만 조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도마는 마지막에 뜨거운 물을 끼얹어서 세균 번식을 막고, 행주는 자주 삶아서 사용한다. 수시로 손을 깨끗하게 씻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며, 정수기 물이나 약수 대신 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을지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윤희정 교수는 “장마철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설사를 할 경우 가정에서 함부로 지사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설사 증세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지사제를 먹게 되면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병을 더 오래 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장마철 집 안팎은 곰팡이 천국

장마철에는 집안 곳곳에 기생하는 곰팡이들로 골치를 앓는다. 곰팡이는 그 자체보다 번식할 때 공기 중에 퍼지는 포자가 위험하다. 포자는 매우 미세해서 우리 호흡기로 흡입되어 각종 기관지염, 알레르기, 천식 등의 원인이 된다. 어린이의 경우 기관지 자극에 의해 잔기침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곰팡이를 제거하기 위한 화학 약품들도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곰팡이는 쾨쾨한 냄새에 의한 메스꺼움, 피로감 등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곰팡이와 세균이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세균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또한 피부가 습한 상태로 장기간 있게 되기 때문에 세균 번식에 좋은 조건이 될 소지가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피부질환은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 몸통이나 두피의 어루러기 등 곰팡이 질환이다. 특히 당뇨 환자의 경우는 무좀 같은 곰팡이성 질환이 잘 낫지 않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자주 씻고, 씻은 후에는 완전하게 잘 말리도록 하며, 환기를 잘 시키는 등 위생관리를 하고, 의사와 상담하여 항진균제를 사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실내에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하루 한두 번씩 창문을 열어주는 등 환기에 신경을 써야한다.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천식 환자는 실내 환경 청결 유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에어컨을 처음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에어컨 필터를 세척하고 잘 말린 후 사용하고, 곰팡이나 세균을 없애주는 에어컨 필터 전용 세정제나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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