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사망케 한 ‘췌장암’ 가장 무서운 암???
잡스 사망케 한 ‘췌장암’ 가장 무서운 암???
  • 이용민 기자
  • 승인 2011.10.09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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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0대 암 중 5년 생존률 약 7.9%로 완치율이 가장 낮은 암

▲ 을지대학병원 이민구 교수
애플의 창립자이자 전 CEO 스티브 잡스(56)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스티브 잡스가 수년째 앓아온 췌장암은 비교적 드문 질병이나 우리나라 10대 암 중 가장 생존율이 낮을 정도로 가장 무서운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을지대학병원 외과 이민구 교수도움말로 세계적인 성악가 파바로티와 탤런트 김주승 등의 사망원인이기도 했던 췌장암에 대해 알아본다.

수술 가능한 환자도 20% 내

사람이 걸릴 수 있는 암 중에 최악의 암으로 일컫는 췌장암은 한국인 10대 호발 암 중 5년 생존률이 약 7.9%로 완치율이 가장 낮은 암이다. 췌장암은 증상을 자각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조기진단이 힘든데다 암의 성장이 매우 빠르고 전이가 쉽게 이루어진다. 또한 발견했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악화되어 있어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수술이 가능한 환자도 전체의 15~20% 밖에 되지 않는다.

을지대학병원 외과 이민구 교수“췌장암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으나 가장 흔한 원인으로 흡연을 꼽는다”고 말하며 “췌장암의 20~30%가 흡연과 관련이 있으며, 흡연자의 경우 췌장암의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2~5배나 높고 그 위험성 또한 흡연량에 비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장기간의 당뇨 병력이나 만성 췌장염의 이환, 고지방 식이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직계 가족 중 1명 이상이 50세 이전에 췌장암이 발병했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2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경우 가족력이 작용할 수 있다.

잡스의 췌장 섬세포암, 일반 췌장암보다 예후 좋아

췌장에 생기는 악성종양(췌장암)은 크게 외분비 조직에서 기원한 외분비종양과 내분비조직에서 기원한 내분비 종양으로 나뉜다.

보통 흔히 말하는 췌장암은 외분비조직 중 췌장관에서 기원한 췌관선암을 말하며, 췌장암의 90%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예후가 복부 내 장기에서 발생하는 암 중 가장 나쁜 쪽에 속한다.

반면 스티브 잡스가 앓고 있던 췌장암은 췌장의 내분비세포에서 기원한 췌장내분비 악성종양으로 이를 췌장 섬세포암이라고도 부르며 발생 빈도가 매우 낮다. 보통의 췌관선암과 달리 섬세포암은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으며, 암세포가 자체 내분비기능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기능성 내분비 종양이라하며, 종류로는 인슐린종, 가스트린종,글루카곤종 등이 있다. 그 외 내분비세포에서 기원하지만 기능을 하지 않는 비기능성 내분비종양이 있다

식욕감퇴, 복부 팽만, 소화불량, 황달 등의 증상 나타나

췌장암이 발병하면 먼저 식욕감퇴와 복부 팽만 증상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소화불량을 겪게 되고 상복부에 통증을 호소하는데, 구부리고 앉으면 통증이 없어지고 반듯이 누우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또 등과 허리에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통증을 동반하며, 체중이 감소하고 무기력함을 느끼게 된다. 또한 췌장의 머리 부분에 암이 발생할 경우 그 안을 지나가는 담관을 막아 황달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장기들에 파묻혀 진단 어려워

췌장암의 진단을 위해 복부 초음파를 먼저 시행하는데, 췌장이 위나 대장 등 다른 장기들에 파묻혀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잘 관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장에 가스가 차 있거나 배가 많이 나온 환자들은 췌장 자체를 식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 외에도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복부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방사선 검사가 주로 이용되며,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내시경 초음파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췌장암에 대한 혈액속의 종양 표지자로는 CA 19-9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으나, 다른 암으로도 CA 19-9 수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췌장암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이여부에 따라 치료방법 결정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췌장에만 국한되어 있는 경우 췌장의 일부분이나 전체, 또는 주변 조직을 함께 절제하게 된다. 특히 췌장의 머리 부위에 생긴 경우에는 ‘휘플 씨 수술(Whipple’s operation)’을 시행하는데, 이는 췌장의 머리, 소장의 일부, 위의 하부, 담낭과 담관을 절제하고 남은 췌장과 담관을 위의 상부에 붙이는 과정을 거친다. 또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휘플 씨 수술과 유사하나 위를 보존하는 수술이다. 합병증 발생률이 높고 수술 자체가 어려워 시행률이 높지 않았으나, 최근 수준 향상으로 국소적인 절제가 가능한 췌장암 치료를 위해 시행되고 있다.

만약 암이 전이되어 수술이 힘든 경우 증상을 경감시키고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실시하는데, 이는 적혈구, 백혈구 및 골수세포를 감소시키고 다른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암이 전이되지 않았지만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며, 이때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하면 생존 기간 연장에 도움이 된다.

금연과 더불어 건강한 식생활 필요

췌장암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연이다. 또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당뇨나 만성 췌장염이 있는 경우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췌장암 환자들은 소화불량으로 인한 식욕 저하를 겪기 쉽고, 치료 도중에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오심, 구토 등으로 인해 음식물을 섭취가 힘들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고열량의 음식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화가 잘 이루어지도록 밥에 현미나 찹쌀 등의 잡곡을 섞어 먹는 것이 좋으며, 브로콜리 속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셀레늄은 항암작용이 탁월하다. 시금치와 사과, 양파에 함유된 플라보놀 성분은 췌장암 발병 위험을 줄여주며, 토마토에 함유된 리코펜 성분 또한 강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마지막으로 물을 하루에 1.5~2L 정도로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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