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낡음에서 새로움으로.. 광복은 여전히 지속된다"
[칼럼] "낡음에서 새로움으로.. 광복은 여전히 지속된다"
  • 이병기
  • 승인 2020.08.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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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선 충청남도의회 의장
김명선 충청남도의회 의장
김명선 충청남도의회 의장

[칼럼] 김명선 충남도의회 의장 "낡음에서 새로움으로.. 광복은 여전히 지속된다"

8월은 메시지의 달이다. 광복절을 기회로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인사들은 저마다의 염원을 경축사에 담아 국민에게 전한다.

올해 문재인 대통령의 키워드는 ‘사람의 광복’이었다.

코로나19 위기와 한국판 뉴딜 등 시대변화에 대응하려면 집단주의에서 벗어나 개인과 자유를 바탕으로 창의와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메시지였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경축사에 지방의 시선을 담아냈다. 양 지사는 서울 중심주의 극복을 지속가능한 나라의 조건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균형발전 과제가 도정 운영의 큰 줄기가 될 것을 예고했다.

광복절 경축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망 있는 리더들이 사회를 위한 전망과 이치들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경축사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우리사회의 다음 경로가 어디인지 대략 짐작하게 된다. 문 대통령과 양 지사의 문장만 살펴도 우리사회는 수도권과 지방이 자율과 형평, 혁신과 공정 사이의 어딘가에서 갈등하며 균형점을 향해 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다.

사회적 리더로 우뚝 서려는 자들에게 경축사는 자신의 뜻을 널리 알리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이들은 오랜 준비와 심혈을 기울여 자신만의 메시지를 가다듬고 경축사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많은 이들이 광복절 경축사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리더로써 그들의 생각과 포부, 이치와 신념이 국민들에게 평가받는 시험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만일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를 던진다면 그는 누구보다 정치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결국 민심을 잡기 위한 리더들의 욕망은 다양한 이치와 생각을 담은 메시지 경합 형태로 나타난다. 대한민국의 명운을 놓고 펼쳐지는 8월의 보이지 않는 경합은 더 나은 내일을 그려내는 밑거름이 된다.

그래서 광복절은 반갑다. 단순히 식민시대를 청산하고 독립을 이뤄낸 역사적 순간만이 아니라, 끊임없이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을 되묻는 전환의 순간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해류순환으로 바다가 정화되듯, 다양한 시선이 담겨진 광복절 축사들의 경합과 소통은 우리의 낡은 질서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로 이끄는 안내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올해는 유난히 광복절 메시지에 더 많은 관심이 기운다. 어느 때보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마음이 간절한 탓이다. 2021년은 우리에게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패권질서 변동과 코로나19로 인한 전지구적 위기와 세계화의 후퇴, 기후변화와 4차산업혁명에 따른 사회구성 방식의 전환 등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기에 우리는 놓였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이다. 예측이 되지 않기에 정답도 없다. 지난 20세기 선진국을 모방하며 성장을 이뤄온 우리가 정답이 없는 시대를 견딜 수 있을까.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어제와 다른 더 많은 상상력과 언어를 발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안할 수 있는 사회적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지난 7월 충남도의회 11대 후반기 의회 의장을 맡으며 필자는 ‘소통의정’을 약속했다. 시시각각 생물처럼 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서는 유일한 방편은 끈질긴 소통과 실천뿐이다. 소통은 서로 다름을 배경으로 작동하며, 서로 다름은 새로움을 창안하는 조건이다. 나와 다름을 밀어내고 이미 있는 낡은 질서를 맹목 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처한 또 다른 식민 상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목소리를 발굴하고 낯선 생각을 끌어낼 수 있다면 이미 새로운 시대는 우리 편이다. 유례없는 시대적 위기를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 올해 8월은 낡은 생각과 질서, 구태로부터의 독립이 이뤄지는 대전환의 날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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