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에서 자행된 '보도연맹 사건'을 아시나요?
세종에서 자행된 '보도연맹 사건'을 아시나요?
  • 이병기 기자
  • 승인 2019.07.06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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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아름동 오가낭뜰공원에서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 개최
- 정경두 국방장관(장익선 대령 대독), 김정환 경찰서장 추모사 '위로와 치유'기원
- 세종국제고 학생 19명 참석해, 올바른 역사와 정의.실천 다짐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69년전 우리는 분단과 냉전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안타까운 희생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번 위령제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아픔을 치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국방부장관 정경두.

“저희 경찰은 이러한 비극과 아픔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토록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경찰 본연의 자세와 책무를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세종경찰서장 김정환.

1950년 6월 26일 한국전쟁 발발 다음날인 26일 조치원경찰서로부터 ‘보도연맹원들을 지서에 모아 놓아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모아진 주민들은 조치원경찰서로 이송되었고, 이들은 결국 7월 8일 수멍재 ‘은고개’와 ‘비성골’에서 학살당했다. 경찰에 의해..

사건후 비성골 참호에서 꿇어앉힌 채 사살당한 시신 100여구가 발견되었다.

당시 후퇴하던 수도군단 17연대(연대본부는 공주)군인들 역시 피난민중 보도연맹원들을 색출하여 수멍재 등에서 총살을 감행했다. 조치원 희생자는 모두 158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주말인 6일 오전 세종시 아름동 오가낭뜰공원에서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가 열렸다.

한국전쟁 당시 충남 연기군 남면 고정리 은고개에서 자행된 이른바 ‘보도연맹 사건’으로 희생당한 민간인들에 대한 위령제로 유가족과 이강진 세종시 정무부시장 그리고 최교진 교육감, 장익선 육군 제3231부대장(대령), 김정환 세종경찰서장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세종민예총(회장 강하영숙)이 주최하고 세종민예총과 희생자가족 유족회, 세종시민단체가 주관한 이날행사에는 역사 수업시간에 보도연맹을 알게된 세종국제고 19명의 학생들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제례에 이어 추모의 글 낭독이 이어졌다.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문순 유족회장

먼저 한문순 유족회장은 “억울하게 죽음을 맞은 부모님을 너무 늦게 찾아 뵈어 죄송하다”며 “1950년 7월 8일 이곳 수멍재 은고개와 비성골에서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 부모님들이 국가공권력을 행사하는 군인과 경찰의 M1소총과 칼빈소총의 무자비한 만행으로 100여명 넘게 비참하게 희생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돌아가신것도 억울한데 유족들에게 연좌제등 차별적인 사회적 냉대로 인해 우리는 비참하고 모진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사건에 대한 바른 인식과 정당한 보상이 이루져야 함을 눈물로 호소했다.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이강진 부시장

이강진 정무부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지난 한국전쟁 발발로 극도의 이념대립으로 인한많은 희쟁자가 우리지역에서 발생했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억울하게 희생되신 분들과 그 비극으로 오랫동안 고통받으셨을 유가족께 삼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차원의 진실규명이 더욱 확대되도록 시 차원의 지원도 약속했다.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장익선 부대장

정경두 국방장관의 추도사를 대독한 장익선 부대장은 “6.25전쟁중에 충남지역에서 미군에 의해 발생한 불행한 사건으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하며 “그날의 상처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오늘 위형제를 통하여 그날의 아픔을 가슴깇이 새기고 역사의 엄중한 교훈으로 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부대장은 “우리 군은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한 힘으로 이 땅의 평화와 안정을 이끌어 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김정환 세종경찰서장

김정환 세종경찰서장은 “저는 오늘 민족의 비극 한국전쟁중 일어났던 민간인 희생사건에 대해 희생자와 유가족,세종시민 여러분께 김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충남지역 부역협의(Ⅱ)민간인 희생사건’에 대해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결과 우리 세종지역에서도 민간인 네 분이 군인에게 희생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하며 거듭 희생자의 명복과 염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세종시의회 박용희 의원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지난해 은고개 지역에서는 7구의 희생자 유해가 발견되어 전동면 ‘추모의 집’에 안치됐으며, 이날 위령제는 정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규명한 미지상군에 의한 희생자 8명과 조치원지역에서 발생한 충남지역 부역협의 민간인 희생사건 피해자 4명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로 진행됐다.

위령제는 지난 2013년 5월 '1회 국민보도연맹 은고개 추모제‘로 시작하여 5회째 이어지고 있다. 당시만해도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아 눈치를 보며 행사를 치뤘다고 관계자는 전한다.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이날 위령제는 세종민예총 회원들이 준비한 ’기억은 침묵하지 않는다‘는 주제의 캘리그라피 퍼포먼스에 이어 다양한 추모문화제로 이어졌다.

이날 위령제에는 역사 수업시간에 보도연맹에 대한 비극적인 수업을 통해 아픈 사건을 접하게 됐다는 세종국제고등학교(세계문제와 미래사회 : 지도교사 서명원) 학생 19명이 자리를 함께 해 의미를 더 했다.

세종국제고등학교는 지난 2017년 국민보도연맹사건을 기리기 위해 SNS 등 홍보활동을 펼치면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였으며, 캠페인을 통해 모은 돈으로 학생들은 한마음으로 비극적인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위령비를 건립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세종국제고 학생들이 방명록에 추모의 글을 작성하고 있다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한국전쟁 민간인 참사 위령제(제5회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 세종국제고 성지수 학생

2학년 성지수 학생은 “사실 저는 보도연맹사건에 대해 잘 몰랐으며, 보도가 언론의 보도를 뜻하는 줄 알 정도로 이 사건에 대해 정말 무지했었다”고 말하며 “올해 세계문제 과목 시간에 저는 보도연맹사건을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되었고, 발표 준비를 위해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보면서 보도연맹사건에 대해 깊이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도연맹사건이 이제는 언론보도가 아닌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고 분명히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또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국민보도연맹사건이 교과서에 실리지 않았던 것”이라며 올바른 역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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